EXHIBITIONS

scroll

POP DYNAMICS

2022-10-14 ~ 2022-11-14

ARTIST
윤서희, 임주형, 275C, JAY FLOW
CONTENTS
‘LOVE’ 조각으로 유명한 팝 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 b.1928-2018)는 ‘팝은 폭탄 투하다. 아메리칸드림이며, 긍정적이고 관대하고 순수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1950년대 이후 미국 사회에 침투해 있던 대중문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탄생한 팝아트는 일상생활의 다양한 요소와 오브제를 예술에 도입함으로써 당시 화단에 큰 충격을 주었다. 기술의 발달과 대중문화, 엔터테인먼트에 집중된 미국 사회를 목도한 아티스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된 사회를 묘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팝아트는 우리가 당면한 동시대를 나타내는 가장 솔직한 표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독특한 도상들을 창조했다.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팝아트의 거장 작가들은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그들의 후기 작업들을 통해서 팝아트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 케이에스갤러리는 <POP Dynamics> 전을 통해 팝아트의 역동성에 주목하고 대중문화와 소통하며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선보이는 작가들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윤서희, 275C, 제이플로우, 임주형 작가의 작품들은 한국 현대 미술의 다양성과 그 동력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가 될 것이다.
일러스트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서희 작가는 회화와 설치로 그 영역을 확장하며 여성 특유의 감수성이 내재된 작업들을 선보인다. 무엇보다도 작가는 여성으로서, 아티스트로서 당면한 현실의 부조리함을 서정적인 필체로 작품에 반영한다. 주변 여성들의 자화상이나 멸종동물을 주제로 펼쳐나가는 그의 작품들은 동화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작가는 겹겹이 쌓아올린 물감을 다시 긁어내는 기법을 도입하여 촉각적인 화면을 구성하면서, 유연하고 따뜻한 시선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소중한 가치들을 환기시킨다.
일러스트와 브랜드 협업, 회화와 설치 영역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275C는 시각문화의 기초가 되는 대중문화의 이미지와 기호, 상징들을 차용해 작품을 선보인다. 오랫동안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대형 브랜드 로고와 마스코트, 상품 이미지와 텍스트들은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어우러져 새롭게 태어난다. 195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보여주는 상품 패키지들과 소비사회의 아이콘들은 작가에 의해 왜곡되고 혼합되면서 세상을 인식하는 새로운 기호들로 변화된다. 작가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지우고 연결하면서 눈과 귀로 즐길 수 있는 유희의 장을 창조한다. 한계 없는 상상력으로 창조된 그의 조형언어들은 팝 문화의 창조적 에너지를 대변한다.
한국의 스트리트 컬처 속에서 성장한 제이플로우 작가는 20여 년간 그래피티와 그래픽 디자인, 회화와 설치작업 넘나들며 독창적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피티 라이터의 정체성에서 시작된 그의 작업은 스프레이 페인트와 마커, 아크릴 물감 등의 재료를 혼합하여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을 경쾌하면서도 자유롭게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NEIGHBORHOOD' 시리즈는 간결하게 만화적으로 표현된 인물들로, 강력한 유대감으로 화합하고 공존하는 우리 사회의 이상향을 환기시킨다. 거침없이 그리고 빠르게 써 내려가는 그래피티의 프리스타일로 표현된 인물 군상은 기존의 회화적 전통을 넘어 스트리트 아트와 고급 미술의 경계를 부수는 강력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임주형 작가의 작품에는 내러티브가 생성되는 극적인 순간이 이어진다. 작가는 여러가지 오브제와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경험과 감정을 시각화한다. 작가는 개개인의 서로 다른 경험들과, 사랑과 미움, 선과 악이라는 인간의 본질적 감정들을 교차시켜 공감할 수 있는 추상적 공간을 창조한다. 무의식의 세계처럼 인식의 변화가 펼쳐지는 그의 화면은 현실을 넘어 우리가 꿈꾸는 판타지의 세계로 확장된다. 관객을 몰입시키는 캐릭터와 추상적 형상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임주형의 작품들은 우리의 다양한 감정과 욕망을 환기시키며 자유로운 해방감을 제시한다.
어느 때보다도 대중의 힘이 커지고 대중들을 움직이기 위해 고도화되는 소비사회 속에서 이번 전시 작가들은 우리의 현실을 때로는 예리하게 때로는 따듯하게 바라보면서 현대사회의 내밀한 욕망과 감정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강력한 아이콘을 창조한 작품들을 통해서 한국 현대미술의 동력과 그 다양성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리차드 해밀턴(Richard Hamilton, b. 1922-2011)이 기술한 대로 팝아트는 여전히 대중적이고, 일시적이며, 재치있고 전략적이며, 섹시하고 젊다. -협력 큐레이터 권윤경

LIST